2008년 07월 04일
다찌마와 리

사자후!
다찌마와 리의 어원
요즘 화제 중인 승완이 형의 신작 다찌마와 리.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함께 승완이 형의 이름을 알린 화제작이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상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작품. 원래는 다른 감독들의 단편 커밍아웃, 극단적 하루와 함께 나왔던 작품이다. 지금에 와서 이 세명의 감독들을 보면 덜덜덜~.
사실 좀 의미심장한 게, 인디아나 존스나 람보 같이 한시대를 풍미한 작품들이 리메이크되는 지금 이걸 보면 올해가 역술적으로 뭔가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승완이 형이야 말로 이런 오락 영화들의 대표적인 덕후가 아닌가.
다찌마와 리라는 영화 컨셉 자체가 옛날 한국 액션영화의 독특함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포스터부터도 옛날필이 매우 심하게 난다. 일백푸로, 액숀, 디지탈비데오 등. 건달들 이름은 물론이고 히로인인 화녀와 충녀 역시 김기영 감독의 작품에서 따온 것들이니. 이건 이번에 나오는 극장판도 마찬가지로, 부제로 붙는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배우 박노식씨가 감독했던 액션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이건 영화 완성도는 둘째치고 작명 센스만큼은 전세계 어딜 내놔도 꿀리지 않을 거다).
내용 자체는 별거 없다. 서울 상경한 순결한 처녀들을 더러운 손으로 괴롭히는 양아치들을 혼내준 쾌남 주인공이 로맨스를 엮다가 자기 나와바리를 침범한 댓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나온 악당 보스와 결전을 겪다가 고비를 겪지만 펑!(진짜 펑!한다)하고 각성해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
사실 요즘 이런 컨셉으로 영화 찍으라면 누가 찍겠냐만 이런 영화가 먹히던 시절의 매력을 노린 거라면 얘기가 다르다. 특히나 그걸 더 오바해서 한 거라면. 복고 개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은가. 저 포스터를 보라. 21세기에 일백푸로 후시녹음을 자랑한단다.
또한 이런 영화들이 나오던 시기는, 속된 말로 필름 돌아가는대로 화면 찍고 극장에 내보내는 식의 제작이 이뤄지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주연급 배우들이 다작해봐야 1년에 두세 작품에나 나올만한데 이때는 열개도 넘개 찍는 게 다반사였으니.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진 어떤 영화, 12시부터 13시까진 어떤 영화하는 식으로. 심지어 어떤 배우는 서울에서 영화 찍다가 몰래 도망가 다른 영화 촬영장에서 또 찍었다는 말까지 있더라. 후시 녹음이 나온 것도 솔직히 이런 지경이니 아무리 암기력 좋은 배우라고 해도 도저히 대사를 외울 상황이 아니기 때문.
이러니 스케줄에 따른 제작비 사용이 제대로 될리가 없고 그런만큼 연출과 편집이 엉망이 되는 것.
그때 감독들이 독립 영화 제작진은 아니었겠지만 그 시절 승완이 형도 돈 없던 영화인이었고 그래서 그런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 소품도 재현 프로그램 찍는 데서 빌려온 듯한(안길강의 그 구레나룻이라니) 것들이고 세트도 어디 건물 입구, 야산에 작은 절 같은 분위기 투성이다.
그렇게 돈이 없고 시놉시스도 별로임에도 불구하고 뜰 수 있었던 건 연출. 배역 이름부터 동방의 무적자, 상하이 박 같은 것부터 시작해 임원희의 야성적인 빵 물어뜯어먹기, 그리고 그 시절에 어떻게하면 폼 좀 더 나보일까, 하고 궁리한 게 빤히 보일 정도로 유치하면서도 진짜 저렇게 말하고 다니는 놈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한 대사들일 것이다.
다찌마와 리의 명대사들
여기 나온 건 아니자만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그 뜻을 알고 뒤집어졌던 명대사. 오동 나무 코트를 입혀주겠다. 이거 보면 진짜 김 화백이나 승완이 형 둘 중 하나가 상대방에 대한 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골 때리고 엽기적이면서도 기발한 대사들이 난무하다시피한다. 이게 단순한 옛날 영화에 대한 코미디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런 점이라고 생각한다.
출연 배우들 역시 지금까지 승완이 형과 인연을 맺어오는 상황인데 동방의 무적
하지만 이 영화의 일등공신은 임원희다. 임원희는 한동안 개그 이미지로 남아있었지만 사실 연기력이 대단히 풍부한 배우고 여기서도 옛날 영화 주인공들 특유의 터프한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문제는 그는 안생겼다는 것(...).
뭐 김희라나 박노식도 미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친 풍파를 겪은 사나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외모였다면 임원희는 얼굴 자체도 동글동글한데다 체격도 큰 편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영화들에서 촐랑거리는 주인공 조수나 악당 보스 수발드는 졸개역이 더 맞다. 그래서 더욱 이율배반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더 매력적인 것이다. 아닌 말로 나름 잘생긴 배우가 다찌마와 리역을 했다면 과연 어떨까. 연기력은 둘째치더라도.
물론, 다찌마와 리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내공을 가진 사람은 임원희 밖에 없고 앞으로도 임원희 밖에 없을 거다.
p.s 난 이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VD에 딸려있는 부록으로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죽거나 혹은...에서 주연이었던 박성빈이 비중 적은 조역으로 나오자 뭔가 기대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능.
# by | 2008/07/04 00:39 | 영사실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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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
알랭 들롱과 찰스 브론슨 큰형님, 이소룡과 해리슨 포드 이래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도 드물지 않을까요? 아 참, 강철중 형사를 빼놓을 순 없겠지요!
아뭏든 올해는 리메이크의 해인 것 같군요! 팬들 입장에서는 참 반갑다는!!! 이번에 새로 개봉하는 다찌마와 리, 기대가 큽니다! 잘해주세요~~
2. 세트는 두번째고 갑자기 공간 이동하는게 더 깨지요
3. 이 영화 덕분에 임원희는 은근히 문어체 연기를 주로하는 역을 잘 맡습니다.
Dummy님/ 그건 좀 아닌 듯. ^^;
NePHiliM님/ 데굴데굴.
검투사님/ 그런 공식은 히로인에게나 해당됩니다. 당연히 그 히로인은 주인공의 위기일발 순간에 대신 맞고 주인공의 품 안에서 죽어가죠(믿음).
예영님/ 잘됐으면 좋겠어요. 승완이형도 대박나셔야 할텐데.
이준님/ 인간사표를 써라, 오사까의 외로운 별, 죽엄의 다섯 손가락 등등등......
가고일님/ 그렇죠.
뇌전검황님/ 오오 짝패2 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