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31일
갑자기 생각난 옛날 동화
휴가도 시작되고 해서 간만에 하루 투자해 시골 농장 손 좀 보러갔다. 풀도 다 베고 약도 치고 청소도 하고 벽지도 새로 바르고.
그러던 중 창고에서 장비를 꺼내고 있는데......

이, 이건 뭐임?
세상에나. 시골집 같은 곳에 벌집이 많이 생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저만한 놈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것도 말벌! 나중에 보니 이것들이 꿀벌파, 말벌파로 나와바리를 축사랑 창고로 나눴드만. 하등생명체놈들 같으니라고! 감히 위대하신 인간의 영역을 침범해!
그런데 이걸 보니 옛날에 읽은 동화 생각니 나더라.
아마 제목이 땡비였던가 할건데,
한 시골마을에 땅벌떼가 사람들이 자나다니는 길목에 집을 튼 거다. 당연히 무수한 민폐를 끼치게 되고. 지나가는 사람들 공격할 뿐더러 심지어 동네 황소까지 떡실신시켜버린다(벌꿀 쇠고기냐). 그중엔 무려 벌에 하도 쏘여서 학교까지 결석하는(!) 친구도 나왔고. 이렇게 악질적인 존재들이니 당시 분위기 타서 공비나 다름없는 놈들이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무려 땡비;;;
그런데 이동네 어른들 사상이 어떻게 된 게 당최 수습하려들지 않는 거다. 결국 동네 국딩 중 머리 좀 굵다는 놈이 얘들을 선동해서 땡비 토벌 작전에 나서는데,
이게 졸라 쌈빡한 게 땡비 막는다고 방독면에 군밤장수 모자 쓰고 나오고 어떤놈은 물안경에 마스크, 어떤놈은 비옷으로 무장하고 나온다.
그래서 한다는 짓이 진흙개서 벌집 구멍 막아버리고 그 위에서 불지펴서 다 태워죽인다;;;;;;(뭔 제암리 일본군이냐!)
여기에 원래 안끼워줄려고 했는데 하도 땡깡 써서 따라온 동생이 하나 있었다. 처음엔 호승심에 나왔지만 그렇게 무참하게 죽어가는(?) 벌들을 보면서 미안해진 마음에 탐험가 구워먹는 식인종떼처럼 불가에서 노는(-.-;) 형들에게서 떨어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땡비' 라고 쓰면서 끝이 난다.
뭐 작품에서 전달하려는 의미는 대충 알겠는데,
근데 솔직히 그거 조낸 국딩의 로망 아님?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진정한 사나이라면 이런 일에는 도전해봐야하는 거 아닌가! 그래, 벌집 조지는 거 하고 안하고는 자유다. 하지만 그만 두기전에 생각해봐라. 지금 여기서 발을 돌리면 평생 패배자라는 기억을 가지고 살게된다. 과연 그래야만 하는가?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아니다. 구만리 같은 내 인생에 어떤 거대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을 줄 모른다. 그런데 겨우 여기에 굴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난 결코 물러서지 않을테다.
그런고로 FK 화염방사기(......그거)로 놈들이 출입하는 구멍에 대고 화력 투사를 시작했다. 단 일격으로 망보던 놈 사망하는 쾌거를.
아씨 뭐야 근데 구멍으로 조낸 쏟아져 나왔다!
어쩌긴 어째.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갔지.
p.s 그래도 뭐 시작은 반이라고 하니까 난 패배자가 아닌 듯(자기합리화 모드 발동).
# by | 2008/07/31 02:16 | 서재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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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iric님/ ......돈!
항상 조심하세요~ (요즘 샹 여신이 나름 잘 나가서 기분 좋은 1人)
MOPP 4단계 중무장하시면 말벌집 따위 안 무섭습니다?
라덴가이/ 그냥 자동차 배기가스를 투입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