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2일
국방부 불온서적 잡상
1. 내가 있던 중대 서고엔 무려 '욕망의 오감도'가 있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성문란과 윤리의식타락을 지적한 작품을 빙자한 야설이었는데 병장 밑으론 못봤다;;;
2. 행보관이 앵앵거리는 금지서적은...... 60만 전군의 필독 교양서적 맥심! 행보관이 앵앵대면 뭐하나. 소대장, 부소대장들부터 작당해 과월호 사모아 내무실에 짱박아두고 돌려보는데. 못보게 하니까 책을 바닥에 내려놓고 봤다능.

맥심만 보면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3. 제일 많이 차지하는게 양판소였고 -.-; 문제집 몇권하고 수기류도 좀 있었던 듯. 밴드오브브라더스랑 김만술 대위 일대기는 쌔배올 걸 그랬나. 어차피 나 같은 놈이 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읽는 놈도 없을텐데.
4. 나도 짬이 좀 차니까 집에서 책 가져다 읽었는데 밀덕이 책 가져가봤자 뭐 그런쪽 책. 소대장하곤 플래툰이나 밀리터리리뷰도 돌려봤던. 근데 그 책 중 하나가 한국군 장비 연감이랑(사실 이건 교보재로 쓰인 감도 없지 않음) 미군 전투 교범을 만화로 그린 우에다 신의 컴뱃 바이블2.
이걸 보는 게 중대장 눈에 들어온 거다.
중대장: 너 임마 이런 거 다 보안이야.
나: 아니 그래도 밖엔 널린 게 이런 거지 말입니다.
중대장: 새끼. 말에 토달긴. 어쨌든 이런 거 보면 안돼. 원래 편지에 주소도 쓰면 안되는데.
나: 중대장님. 이건 이젠 돈주고도 못삽니다. ㅠ.ㅠ 제발 자비를(장비연감은 그렇다쳐도 컴뱃 바이블 한국판을 어디가서 또 구하나).
중대장: 그럼 이렇게 하자. 책을 바쳐라.
결국 어떻게 개기다 가지고 오긴 했다. -.-; 근데 격류랑 바라쿠다를 놔두고 나왔다는;;(금서 크리 먹은 건 아니고 얘들 소설책 좀 늘려줄 겸, 밖에 나오면 있을 줄 알아서 나오니 절판. 그나마 격류는 임진왜란으로 커버하긴 했는데. -.-;) 그러고 보니 어디선 무려 고바야시 모토후미의 장갑척탄병을 장려 도서로 했다는 얘기가;;;
5. 사실 국방부의 불온도서 목록은 진짜 별생각 없이 한 걸 거다. 분명히 대충 임무 하나 아무 간부에게나 떠넘긴 뒤 시켰을 거다. 뭐 리스트는 채워야겠는데 그렇다고 책들을 다 검열할 시간이나 재원을 줄 리는 대한민국 국방부 입장에선 턱도 없을 거고 당연히 대충 도서 목록 한번 훑어본 다음 반골 기질 있겠다 싶은 책은 싸그리 올렸겠지. 어차피 누가 시비걸랴 했을테고 솔직히 군대 있는 얘들 중 저런 쪽의 책 읽을 얘들이 몇이나 된다고.
결국은 관료주의의 문제다. 대충 형식적으로 때우다 끝낼 생각이었던. 어떤 분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군은 전투 자체와 관련된 건 어떻게 좀 하는 편이긴 한데 이런 문제에 대해선 정말 병맛 쩌는 수준이다. 군인이 생각이 많으면 나라가 어지럽다지만 그렇다고 멍청해도 좋다는 건 아니라구.
# by | 2008/08/02 00:14 | 서재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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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류는 1세트 + 1/2권 구해서 1/2권은 팔아먹었고.
바라쿠다는 현재 2세트 보유중. 1세트는 다음 좌판에서 팔아먹을 예정. 생각 있으면 다음 좌판에서 입찰하시길~ㅎㅎ
"멍청하고 게으른 놈은 사병으로 알맞다"는 말에 따라...
사회에 있을 때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놈이었는데도 군대 들어왔다는 이유로 게으르고 멍청한 놈으로 만드니까요. -ㅅ-
호프님/ 한번만 찜 해주삼.
검투사님/ 문제는 간부도 그런 놈 많아요. 천만다행으로 전 간부는 잘 만난 편이었습니다만.
맥심, 맥심! 크허어어어엉! ㅠ.ㅠ
마른미역님/ 득템하셨군요. ^^
행인1님/ 그건 왠만한 도서관 가도 있더라는;;;
핑클도 아는 국군의 주적, 뭐 이런게 불온서적이면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