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死 : 피의 중간고사 영사실

고교4년생이 더 재밌다



주의) 안봐도 그만이고 봐도 별 손해는 안볼 스포 난무.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건 저 포스터였다. 학교 시험을 일컫는 단어인 고사를 고등학생들의 죽음으로 풀이한 것도 괜찮았고 고3인 주인공들을 생각하면 고死라는 건 숫자 4를 연상케하면서 시험이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또다른 시험을 맞이하게 되는 영화 줄거리처럼 그들의 고행은 끝나지 않았다 뭐 그런 등등등.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끈 건 시놉시스. 선생과 학생들이 학교 안에 갇혀서 강요된, 하지 않으면 누군가 죽는 시험을 치른다는 거다. 이걸 보고 상당히 기대했다. 아무리 학교가 폐쇄된 곳을 의미한다지만 어떻게하면 그들을 고립시킬 수 있을까? 극중 배경이 산골 폐교도 아닌데.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밀실 추리극이 나오는 건가.



여기에 대한 제작진의 대응은(좀 많이 띕니다).






















안했다.

아무 것도 안했다.


아니 뭐 한 게 있기는 있다. 도움 청하러 갔던 혼자 나갔던 선생이 죽는 장면은 나온다. 그리고 그거 보고 두메산골 분교도 아니고 도심지 주택가에 위치한 학교 안에 있는 그 많은 인간들은 다 쫄아서 외부로 탈출은 커녕 바깥과 연락할 방도도 찾지 않는다. 그냥 전화선 끊어졌다, 인터넷 안된다(아 씨바 지옥!), 휴대폰 나갔다, 하니까 그저 뭐 어디 무인도에 떨어진 것처럼 행동한다. 그것도 오밤중도 아니고 훤한 대낮에, 심지어 하루 종일 그 상태로 있는다는 거다! 당연히 연락이 끊긴 걸 이상하게 생각한 외부 이야기는 절대 안나오지.


사실 보기 전에 영화 사이트에서 하도 악평을 들었던 지라 그 기대는 반감이 되버렸고 얼마나 개판쳤는지 궁금해서 보러간 김이 크긴 하다. -.-;(나 아파트도 까고 싶어서 돈주고 본 사람이야 이거 왜 이래)


늘 그렇듯, 고사는 전형적인 한국 호러의 폐단을 되풀이하고 있다. 바로 비주얼과 음향 효과로 공포를 보여주겠다는 거고 여기에 뮤직비디오 전문 감독을 영입해 그 전제에 따른다.

문제는 스토리와 연출이 안받쳐 주면 아무리 좋은 다른 조건이 있어도 안될 건 안된다는 거다. 이무기 나오는 게 왜 그렇게 욕을 먹었는데?

더구나 이런 화면과 음향 효과로 관객 놀래키는 게 진짜 호러인가. 그렇게 놀라게 하는 게 "에비! 놀랬지!"하는 거랑 뭐가 다른데. 한국 호러는 진짜 이게 되먹지 못했다. 호러를 개X로 안다. 여름 다가올만하면 대충 만들어 찍어 본전치기만 해도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한국 호러 장르를 썩어 망치게 하고 있다.

더 문제는 이게 그렇게 공포감을 주지도 못한다는 거다. 호러 영화가 장르의 공식에 따라하는 거라고 하는 부류도 있는데, 공식만 따라하는 거랑 공식에 충실한 거랑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만 알아둬라.


또 한가지, 이건 호러만이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곧잘 보이긴하는데(강악마라던가 강악마라던가 강악마라던가) 관객을 물로 본다. 대충 만들어 두면 관객들이 알아서 돈낸다 류의. 물론 호러쪽이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긴 한다. 이쪽 업계의 지존이 안병기니 뭐 말 다했지.

고사도 위에서 말했듯 관객을 물로 본다. 도대체 개연성을 보여줄 의지 자체가 안보인다. 학교에 알아서 고립된 것도 모자라 살인마가 한사람씩 납치해 죽이는 거 뻔히 아는 상황에 일부러 흩어진다. 그 갱상도 가시나 참말로 문디 아이가? 뭐 저런 게 전교 20등 안에 든다고 설쳐. 이러니까 대한민국 공교육이 붕괴에 치달은 거지. 아니 겨울방학 보충수업 풀로 땡땡이치던 놈인 나도 저런 상황에서 다 모여서 손에 몽둥이 하나만 들고 버티기만 해도 생존 확률 대폭 상승하겠다는 거 알겠는데.

그리고 이 아자씨야 사업 망했다고 도망치지 말고 학교 고립시키는 그런 기술만 응용해서 써먹어도 업계 지존되겠다. 하긴 찍히면 죽는다에서 대낮의 살인 현장을 순식간에 4차원으로 만들어버린 살인마도 있는데.

올해 개봉했던 GP 506도 고립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거긴 사방이 지뢰밭이고 유일한 길은 폭우로 막혔다는 떡밥이라도 뿌린단 말이다. 근데 얘들은 그런 것도 안해. 한마디로 지들이 하는 지들 작품에 지들이 쏟아부어야할 성의가 쥐뿔도 없어.


사건의 발단이 되는 범인도 멍청한 게 그런 식으로 일을 만드느니 차라리 돈줘서 입막아 버리는 게 훨씬 낫지 않냐. 걔가 그렇게 나오는 이유가 돈 때문인데. 죽여도 나중에 좀 기다려 보던가.


전혀 불필요하게 낭비된 부분도 상당한데, 일단 주체가 귀신인지 살인마인지부터 확실하게 해라. 아니 차라리 귀신이라면 어떻게 초능력으로 학교를 안티 베리어로 쌈싸버렸다고 해도 되겠는데. 그리고 그 미친놈은 그냥 그 일로 충격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설치고 다닌다. 차라리 좋아하던 사이라고 떡밥이나 하나 던지던가. 공산당 쳐들어온 건 뭐 캐리 같은 거 보고 따라 하고 싶었나베. 근데 이불 빨게된 이유 말고 뭐 제공하는 게 없잖아.
그리고 여고생 좀비는 대체 왜 나오냐! 의미 없는 짓은 좀 하지 좀 마라. 그냥 뭐 억압된 학교 문화에 시달리는 아이들 뭐 이런 타이틀만 달면 다 용서될 줄 아냐.


연기의 경우 가장 심각한 건 윤정희다. 학생 캐릭터들도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얘들은 이런 거 처음해본다는 이유라도 있지 얘는 인간적으로 좀 심하다. 특히나 이 영어교사 같은 경우 냉철한 판단력을 요하면서도 인정을 가진 캐릭터인데 대사 읽는 거 부터 국어책이니 뭐가 될리가 있나. 마지막에 이범수 보고 "당신만은 그럴 줄 몰랐는데"하던 장면은 진짜. -.-; 그런 장면에서는 진짜 애절하고, 믿었던 것이 무너지는 그런 억장 같은 표현을 해야하는데 이게 국어책이니 감정 이입이 될리가 있나.


그 유명한 김치가 너무 익었네 같은 경우...... 확실히 웃겼다. 영화 끝나자마자 바로 일어서는 한국 사람들이 모처럼 자리에 앉아 지켜볼 정도였으니. 근데 문제는 말이지...... 감독이 이걸 웃으라고 넣은 게 아닌 거 같단 말이지. -.-;





그나마 건질만한 건 여자고등학생 역을 맡았던 배우들. 뭐 짤은 남규리 밖에 못구했는데 여자고등학생 역을 맡았던 배우들은 괜찮았다. 내가 니들이 고생했다고 이러는 거지 뭐 긴 머리채 찰랑이고 서로 부둥켜안고 불비벼대고 한침대 안으로 몽그작몽그작 기어 들어가고 뽀얀 피부 보여주고 젖은 교복 입은거 보여주고 중간에 서비스로 클럽에서 노는 거 보여주고 타이트한 츄리닝 입고 나온다고 이러는 거 절대 아니다. 그냥 니들이 착하고 보기 좋아서 그러는 거지. 그리고 만나면 아저씨라고 하지 말고 오빠라고 하렴. 나이 10살도 안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좌우간 액션이나 멜로, 드라마에 익숙해진 감독들은 많은데 진짜 호러에 익숙한 감독은 왜 이리 없나 모르겠다. 그나마 호러 영화 좀 본다고 하면 부지런히 사다코나 토시오 베껴 대기에 바쁘고. 그나마 요샌 좀 잠잠한 거 같던데. 인자 한국 호러에서 갸들 보면 내가 다 스크린 안으로 쳐들어 가서 그것들 디지게 패버리고 싶더라니까. 인자 고만 좀 나오고 당장 꺼지라고.


말 나온 김에, 그런 거 대충 좀 봐라, 너는 그거라도 만드냐 하는 사람들은 영화 관람비는 돈 열리는 나무에서 따오냐? 영화 볼 때 먹는 팝콘과 음료수값은 제작사가 대준다던? 그런 사람들은 카드 포인트 쓰지도 말고 식당에서 밥 맛없게 나와도 그냥 먹고 회사에서 몇시간 더 일한다고 그 수당 챙기지도 말아라. 어차피 그거 손해본다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

근데 내 친구 중엔 이런 놈이 있다. =.=;;





추가: 이 영화가 개발살나게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p.s 서울대도 영공 바깥만 나가면 듣보잡인데 이놈의 고등학교는 무려 이튼스쿨과 자매결연 먹었다.



▶◀ 이튼스쿨.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덧글

  • 【天指花郞】 2008/08/10 23:39 # 답글

    전 귤이 누님보다 한 살 어리지 말입니다? ㄲㄲㄲ?
  • 을파소 2008/08/10 23:58 # 답글

    기대를 안 했는데, 제 기대에 어긋나지 않나 보군요.

    월E랑 X파일 볼 일정이나 짜야겠습니다.
  • ArborDay 2008/08/11 01:11 # 답글

    포탈 영화게시판에 10점이 너무 많아서, 내가 이상한건가 했습니다.
    역시 개봉하고나니 정체가 밝혀지는군요.
  • 행인1 2008/08/11 09:02 # 답글

    남규리 지못미군요....
  • 정호찬 2008/08/11 23:45 # 답글

    천지가이/ 역시 여고생 덕후였군?

    을파소님/ 볼 게 너무 많이해요. 다찌마와리에 다크 나이트에 X파일에 스페어에;;;

    ArborDay님/ 알바 공세가 하루 이틀입니까. 감상평이 아주 시 작문하던데요.

    행인1님/ 지못미까진 아닐 거 같습니다. 연기력이 수습불가할 정도는 아니고 이미지빨은 확실히 먹여줬으니까요. 어차피 지들이라고 여기에 예능인의 운명을 건다는 각오로 했겠습니까. -.-;
  • 【天指花郞】 2008/08/12 10:45 #

    덕후라니 말입니다? 전 그저 순수하게 여고생을 사랑할 뿐입니다?

    뭐 귤 연기력이 설마 태희보다야 -_-;;
  • 검투사 2008/08/12 08:51 # 답글

    어느 천냥짜리 영화잡지에서의 소개문에는...
    "영재들만 모아서 공부하는 교실. 가장 공부 잘하는 '친구'가 붙잡혔다는 범인의 멘트가 들려온다. 범인이 내는 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 '친구'는 죽는다."
    문득 드는 생각... 이런 상황에 처하면 저 아이들은 (<심슨>에서 터미네이터에게 박살나는 담탱이를 보는 아이들처럼) 만세를 부르짓지 않을까 하는 생각...

    결론 : 대한민국 학교가 자기네들 이상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또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자들이 만든 영화이니 외면해주자.
  • 정호찬 2008/08/12 23:19 #

    그렇게 심오한 생각으로 영화 만들었을 인간들이 아니라니까요. -.-;
  • 네비아찌 2008/08/13 00:26 # 답글

    크흐........
  • 정호찬 2008/08/13 00:53 #

    K1A1으로써 달래시길......
  • 대한민국 친위대 2008/08/13 23:11 # 삭제 답글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 남규리!(남규리 팬 아니잖아!!!)
  • 정호찬 2008/08/14 00:13 #

    개인적으론 남규리보단 친구로 나온 가이내가 더......
  • 알럽 2008/08/14 09:36 # 삭제 답글

    사람마다 개인취향이 다른것같습니다.저같은경우도 어떤사람들은 정말 돈내고본거 후회한다는사람도 있었고 어떤사람은 기대이상이라고 한사람도있었는데...집에서 뮤비를 보고 보고싶다는생각이 확 들어서 재미없다고 해도 가서 봤지요. 그치만 뭐랄까요.저는 기대이상이였습니다.보는내내 제가 왠지 이범수에게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였고..여러가지 생각도 못한 반전도 여기저기도 나오고 ..저는 재밌게봤습니다^^
  • 정호찬 2008/08/15 01:24 #

    일단 로그인부터.
  • 백승혁 2009/03/17 12:54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김범팬입니다
  • 아저씨 2009/06/14 11:22 # 삭제 답글

    우ㅏ하ㅏㅎ
  • 천구익 2016/03/19 08:31 # 삭제 답글

    피피의중간고영화보내죽어죽어죽여라죽여라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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