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취식형 전투식량 시식 소산지




저번 군 페스티발에서 구한 신형 전투식량을 먹어봤다. 자체발열이 된다고 하도 자랑을 해대길래 궁금해서 구입.

일단 자세한 건 기니까 가려놓고.





뒷면엔 군인아저씨들 개념 없이 먹지 마라고 사진으로 설명해놨다. 설명에 발열끈 당기기 전 숟가락, 종이도시락, 디저트 초콜렛은 빼놓으라고 했던데 비빔밥형인 2식은 초코볼을 밥에 넣고 비볐던 사고 사례가 있었던 반면 이건 그래도 별 손해는 안가게 생겼다.


내용물들. 근데 내용물 자체는 예전 1식과 달라진 게 별로 없네?



이게 주식인 쇠고기 볶음밥이 들어있는 발열팩이다. 1식 메뉴 중에서 내가 제일 선호한 게 쇠고기 볶음밥이었는데 조미밥이나 팥밥은 맛이 단조로워서 싫고 햄볶음밥은 햄이 햄 같아야 말이지. 봉투 입구를 찢으면 나오는 끈을 당기면 발열이 되어 안에 있는 음식팩을 덥혀주는 구조다.


부식류 중에서 제일 낫다고 생각한 물건. 사제 인스턴트 볶음김치와 별다를 건 없지만 다른 메뉴가 후달리는 통에...... 전투식량 특성상 느끼하기 마련인데 김치에서 신맛나는 지라 이걸 비벼먹으면 괜찮더라.



미트로프라고 하는데 까보니 그냥 3분 요리 미트볼처럼 생겼다. 미트로프가 원래 이런 건지는 모르겠고. 그리고 예전엔 이거 미트볼이라고 씌여 있던 거 같던데.


BB탄은 간장에 절였다고 생각되는 콩조림 다음으로 싫어했던 양념 소시지. 사실 군대에서 처음 볼 때만 해도 맨나중에 먹으려고 아꼈을 정도로 판타지가 있던 놈이었다. 아닌 말로 맛 자체도 못먹을 수준은 아니고. 문제는 생긴 건 비엔나 소시지인데 비엔나 소시지 특유의 오조족 씹히는 맛이 없단 말이다! 죽어!


양키네 전식에 영향 받았는지 1식단 2식단 모두 빵 종류가 들어있더라. 파운드 케이크라길래 흔히 가게에서 파는 그런 폭신한 걸 생각했는데 웬걸 판대기가.


숟가락과 종이도시락, 초코볼. 저 갈색 플라스틱 숟가락은 아무리 봐도 양키꺼 베낀 거 같다.


설명에 나온대로 숟가락 등은 빼고 전투식량을 상자에 담고 끈을 밖으로 뺐다.

이렇게 끈을 당기면......


의외로 화력은 좋다. 난 처음엔 열이나 좀 미적지근하게 나고 말꺼라고 생각했는데 열기는 상당히 세게 나온다. 이상태로 10분 놔두고.


열이 골고루 퍼지도록 누운 상태로 10분 놔둔다. 이 시점에서 뭔가 이상하단 느낌 받으신 분들 계시리라. 자세한 건 밑에서.


개봉해서 까봤는데 혹시나 볶음밥이 좀 꼬들꼬들해졌나 했더니 역시나 기름떡(......). 도시락 공간이 남는데 이건 다른 부식 넣으라는 의미겠지? 그냥 대충 만든 거 아니겠지?
하려고 했는데 동생이 그냥 먹자고 해서 패스.


반찬류는 접시에 몰아놓고 시식!











예전과 달라진 게 없군(......).



아니 짬밥이 거기서 거기라지만 글쎄 뭔가 좀 맛 자체의 상승은 필요하지 않을까. 이건 그냥 예전 1식에 덥히는 기능만 넣은 거니.


정체를 드러낸 파운드 케이크. 그러니까 대략 단맛 나고 좀 더 소프트한 큰 건빵 되겠스비다. 맛 자체는 나쁘진 않다.

초코볼은 동생한테 털리고 저거 남았다(...). 맛은 일반 초코볼류와 다를 거 없다.





그리고 여기선 본격적으로 까기 들어간다.



일단 부피가 너무 크다. 예전 1식은 저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리고 굳이 상자에 넣을 필요도 없이 팩만 따로 분류해서 군장에 쑤셔넣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건 상자가 없으면 발열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 되는 거 마찬가지 아닌가. 정확히는 기억 안나는데 그때 상황 발생 때 지급받는 전투식량이 1식 3상자인가 했을 거다. 그거 때려박아도 군장 터지는데 저건 어떻게? 2식 비빔밥보다 더 크지 않나.

더구나 구형은 밥팩이 두개라서 융통성이 있었다. 메뉴도 메뉴고 양을 좀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 1상자로 두끼 채울 수도 있는데 이건 밥팩이 하나 밖에 없다. 그걸 보충하고자 케이크류를 넣었지만 후식으로 초코볼이 있으니 이럴 바엔 밥팩을 넣는 게 더 낫다.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빵 종류, 그것도 저렇게 압축되어 말라 있는 걸 먹으면 몸이 수분을 더 필요로 해진다. 밥처럼 물기가 좀 있는게 먹는데도 편하고 수분 섭취에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 무게가 좀 늘어나긴 하겠지만 이제까지 말한 여러면을 봤을 때 확실히 밥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조리 시간이 무려 20분(!)이나 걸린다는 거, 이건 진짜 전투식량으로써 치명적인 결함이다. 개봉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구형 1식은 물론이고 뜨거운 물 부어 먹는 2식보다도 더 효율성이 제로다. 아니 2식은 찬물 넣어도 가지고 다닐 여건만 되면 적당히 기다렸다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발열끈 당겼는데 이동 떨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사회에서야 문제되지 않지만 수시로 상황이 변하는 야전에선 이건 도저히 아니지 않은가. 차라리 컵라면 먹는 게 시간이라도 적게 걸리지.
MRE의 경우 봉지의 형태로 물만 조금 넣으면 끓게 되었던데 이건 그것보다 몇배나 크면서 즉각 취식의 의미도 없어졌다. 그냥 먹으라면 못먹을 건 아니지만 사실상 쓰지도 못할 것이 이래서야 돈낭비 아닌가. 전투화를 밀폐형으로 만든 것만큼이나 개념없는 모습이다. 저기 사장님이 예비역 장성이라던데 그 부하 직원들은 전부다 미필인가. 해외업체라서 한국쪽 주문을 오역해서 만드는 건가.


숟가락의 경우 요즘은 사실상 대부분의 병력들이 야전에서 숟가락 가지고 다닌다는 걸 생각하면 굳이 나올 필요는 없다. 종이도시락은 음식을 한번에 담아먹는다는 점에서는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상자와 발열팩 등을 포함해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단순히 청소 문제로만 끝나는 게 아닌게 처리할 쓰레기가 많아진다는 건 적에게 흔적이 발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아프간에서 구소련군이 깡통 까먹고 아무데나 버리고 다니다가 무자헤딘에게 걸려 관광 당했던 것처럼.



정 뜨거운 음식이 먹고 싶다면 차라리 MRE용 발열팩 같은 것만 몇개 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덧글

  • 슈타인호프 2008/10/12 00:40 # 답글

    뷁, 20분이나-_-;;

    진지전 상황에나 먹을 수 있겠군요. 말씀대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 특수전 병력들 같은 경우는 다른 거 지급해야 할 듯.
  • 검투사 2008/10/12 00:56 # 답글

    음... 주전자에서 부어지는 뜨거운 물에 불려먹는 "알파미 비빔밥"을 기쁨의 눈물을 흘려가며 먹었던 저로서는... =_=;
    솔직히 "기름떡" 같은 모습에 "퇴보했다"는 생각은 듭니다. 열량은 높겠지만... 맛은 정말로... 아... 11년 전(제대할 때까지 못 먹은...)에 마지막으로 먹었던 바로 그 맛이... =_=; (문득 그 물건을 다시 먹는다면 나 자신... <초밥왕 쇼타>에서 쇼타를 괴롭히던 그 아저씨처럼 눈물을 줄줄 흘리며 오만 상상을 다 할 듯... -ㅅ-;)
  • 행인1 2008/10/12 01:02 # 답글

    데우는데 20분이나 걸리다니 참.....
  • 니벨룽겐 2008/10/12 01:46 # 답글

    전투식량 보니깐 훈련나가서 전차뒤에 탄통 메달아놓고 배기열에 데워먹던게 생각나는군요 -ㅁ-;;
    잘보고 갑니다.
  • 혈견화 2008/10/12 09:24 # 답글

    20분이면 솔직히 좀 에러....
  • 드럼군 2008/10/12 09:29 # 답글

    저희부대에 이라크쪽에서 쓰던 즉각취식형 전투식량 있는대 그건 좀 괜찮다고 하더군요.

    아몬드케이크가 그렇게 맛있다던대..

    1종계원이 절대 안줌 -_-; 영창간다면서..
  • 푸른별빛 2008/10/12 09:45 # 답글

    제가 육본 파견갔을 때 거기 있던 아저씨 꼬드겨서 먹었던 것 하고는 조금 다른 듯....드럼군님이 말씀하신게 그거였나? 아몬드케익 말씀하신거 보니까 맞는것 같기도 하고...전 알파미부터 신형까지 다 먹어봤는데, 느끼하기는 다 마찬가지더군요. 저 볶음김치는 나름 맛있었는데 은근히 그립네요 ㅋ
  • 와타라세여친 2008/10/12 09:55 # 삭제 답글

    윽 개밥같군요 저걸 사람이 먹다니... 고급음식같은건 눈에도 안들어오는 사람들이 먹겠네요
  • ㅗㅗ 2008/10/12 11:03 # 삭제 답글

    어차피 전쟁터에선 1분도 없어서 밥을 아예 못 먹습니다. 진짜 급박한 상황이면.

    저건 밥 먹을 시간 있을 때 먹으라고 만든 겁니다.
  • 시수리 2008/10/12 12:12 # 답글

    즉각취식형이니 급할땐 안 덥혀도 먹을 수 있는거 아닌가요?;
    구형도 부대에선 쪄 먹었었죠. (...)
  • 제절초 2008/10/12 13:52 # 답글

    구형 먹을때는 그냥 윗부분 뜯어서 떡처럼 밀어올린 뒤 뜯어먹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발락 2008/10/12 14:47 # 답글

    이번에 대대 야외전술 훈련할때 먹었는데 -.-;;;
  • AA 2008/10/12 15:47 # 삭제 답글

    저번에 먹었던 녀석이군요 OTL
    현실은 20분 기다리기 전에 그냥 끄내서 설익은 밥을 먹는거죠 뭐..
  • 정호찬 2008/10/12 23:51 #

    슈타인호프님/ 어차피 상자 뜯고 내용물만 빼서 가져가겠죠.

    검투사님/ 먹는 순간...... 연병장이다! 연병장의 맛이 느껴진다!

    행인1님/ 쌀이 아깝습니다.

    니벨룽겐님/ 저도 그런 얘기는 들어 봤죠.

    혈견화님/ 조금이 아니라 많이죠.

    드럼군님/ 아몬드 케이크는 지금 있다능. ㅋㅋ

    푸른별빛님/ 저게 전투식량 도둑이죠. ^^

    와타라세여친님/ 좀 알아듣게 말하시죠.

    제절초님/ 어차피 음식팩 자체는 구형이랑 똑같아요.

    발락님/ 주말이라고 인터넷하십니까. ^^

    ㅗㅗ님, 시수리님, AA님/ 문제는 저게 과연 '시간날 때는 데워먹을 수 있다'라는 장점 하나로 다른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느냐입니다. 본문에서도 말했지만 부피, 메뉴, 처리 등 구형보다 더 많은 단점이 존재하니까요. 데워먹을 수 있다면 차라리 2형 식량이 더 낫죠. 또 한가지, 저게 민간 시판용이면 망하든 말든 신경도 안쓰겠지만 저걸 주로 구매하는 쪽은 누구고 이걸 구매할 예산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이건 단순히 전투식량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군수품 시장에 대한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 【天指花郞】 2008/10/13 10:10 # 답글

    우리 전투식량은 오뚜기 XXXXXX과 XXX 컵이라능~[랄라~]
  • 2008/10/13 17: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정호찬 2008/10/13 21:24 #

    천지가이/ 군인이 사제를 전투식량으로 쓰다니 팔자 좋군?

    비밀글/ 걔들이 안끼어드는 데도 있습니까?
  • 【天指花郞】 2008/10/14 08:59 # 답글

    솔직히 배에서 낙이라고는 플스질과 먹는 것 뿐이라능 -_-;;
  • Ladenijoa 2008/10/14 18:21 # 답글

    그래도 쇠고기비빔밥보다는 나을 듯 싶습니다?
  • 정호찬 2008/10/14 21:49 #

    천지가이/ 평일 오전에 인터넷하다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직통을 자랑하는 대한 해군의 군 기강 문란이 이토록 심했단 말인가. 차마 장군을 뵈올 낯이 없구나.

    라덴가이/ ......쇠비가 더 낫다.
  • 【天指花郞】 2008/10/14 22:58 #

    터미널이었심요 -ㅁ-;;
  • 지나가는 행인 2008/10/18 19:33 # 삭제 답글

    글쎄요~ 물론 단점도 보이지만, 구식2형은 차치하고라도 1형과 비교해보자면 발열팩만 들었다뿐이지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1형을 가지고 유도리를 부릴수 있었듯 이 식량도 마찬가지라는 뜻이구요. 저도 먹어봤지만 발열팩안에 그냥 구형1식이 들어있을뿐입니다. 나머지 부식류는 따로 들어있구요. 정 갖고다니기 힘들거나 기타여건상 번거롭다면 그냥 발열팩안에 든 밥팩꺼내서 예전에 1형때처럼 재주껏 갖고 다니면 될 듯 한데요. 음식만 데울 수 있는게 장점이 아니라 전투시 불을 피움으로서 적에게 불필요한 위치노출을 막을수 있다는 점도 최대장점중 하나인걸로 압니다. 결론은 알아서 재주껏 갖고 다닐 여지가 충분하다는 거지요. 물론 구형에 비해서 단가가 높은 점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점은 부속품?이나 발열재등의 추가로 인해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장병들도 마찬가지로 무수한 문제점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미군의 경우도 그렇구요.
  • 김성식 2009/02/21 14:16 # 삭제 답글

    2식단은 색이 사막색이죠... 그런대 장교,간부들이 전부 2식단만은 선호해서 1식단만 먹었다는

    저 발열팩 나중에 핫팩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아주 잠깐이지만,,,,
  • ㅁㄴㅇ 2016/11/26 22:43 # 삭제 답글

    추억돋네요 덕분에 잘보고갑니다
    근데 사회에서 먹어서그렇지 저거 군대에서 훈련중에 먹을땐 레스토랑이 따로없었습니다
    저 파운드케이크를 4,5시간동안 아껴서 먹는애도 많았구요
  • ㅁㄴㅇ 2016/11/26 22:44 # 삭제 답글

    근데 저건 연기때문에 위치가 다 발각돼서 정작 전쟁땐 못쓸듯하다고 먹으면서 얘기했던 기억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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