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바다 밑 노틸러스 서재

약속한대로





사실 이거 보고 낚였던 게, 난 표지만 보고선 얘들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로봇 팔 단 잠수함을 타고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아동 모험물인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보니 삽화도 저거완 다르게 상당히 현실성 있는 스케치 타입이고 시작하는 곳도 시애틀 91번 부두의 미해군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호 운운이 나오는 거다. 그리고 이들이 시작하는 건 세계 최초로 해저 북극점 횡단을 하는 '햇빛 작전'!


사실 이전에도 그러한 시도는 있었다. 육로로, 공중으로도 성공했으니 바다로도 해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 1931년 미국의 휴버트 윌킨즈가 기존의 재래식 잠수함으로 북극점 원정을 시도했으나 재래식 잠수함이 가지는 출력의 한계, 그리고 기본적으로 낡은 잠수함이라 침수 등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었다. 아이러니한 건 이 잠수함의 이름도 노틸러스였다는 것. 그리고 휴버트 윌킨즈는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로 북극점 휭단하려는 리코버 제독과 앤더슨 대령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 같지만 당시로써 리코버의 생각은 정말 혁신적인 것이었다. 대부분의 잠수함이 필요할 때만 잠수를 하고 평상시엔 수상 항해를 하던 때다. 배기라도 할라치면 반드시 부상해야하고 그게 어렵다면 몇날 며칠이고 좁은 쇳덩이 속에 편히 쉬지도 못하고 박혀 있어야만 하니 절로 승조원의 능력도 떨어지기 마련이고, 적에게 발각이라도 되면 사실상 움짝달싹 못하고 지나치기만 기다려야 하니.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은 다르다. 원자로가 주는 엄청난 에너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 기존의 재래식 잠수함과는 차원이 다른 사실상 항구에 출입할 때 빼곤 부상할 일도 없는 장시간 잠항 능력, 물 밖의 수상함에 필적하는 속도, 원자력 잠수함이 나오면서 잠수함은 잠수가 가능한 배에서 진짜 잠수함이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원자력이야 말로 잠수함에 어울리는 동력원이었던 것이다(소음 문제는 있지만서도 이런 이점이면 소음 문제는 어떻게든 감당할 수준이라고 본다).

처음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구상한 리코버 제독은 숱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결국 구상을 실현화하고 원자력 잠수함의 진가를 알게 해준 선지자격이다. 물론 2차대전 직후 찾아온 냉전 분위기 속에서 신무기를 획득하려는 분위기도 잘탄 것도 있었고, 북극 원정도 단순히 탐험사적 의미보단 구 소련이 아직 손대지 못한 곳에서 먼저 유리한 고지를 취하자는 점도 있었겠지만.


더구나 위에서도 말했듯이 승조원들의 생활 문제도 어려울 게 없다. 사실 생활 수준으로 놓고 봤을 때 지금의 최신형 디젤 잠수함이라고 해도 1950년대의 원자력 잠수함 수준을 쫒아가지 못한다. 출력이 되니 함을 더 크게 만들 수 있고 따라서 승조원들 숙소도 훨씬 넓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세탁, 샤워는 얼마든지 원하는대로 할 수 있고 여가 시설도 엄청 빠방하다(사족이지만 한국 해군 잠수함 운용 초창기 때 찾아온 국회실사단이 장보고급 잠수함 승조원들 생활 모습을 보고 놀라 지원비를 대폭 인상해줬다는 건 유명한 얘기다.  그만큼 디젤잠은 한계가 있다는 것).

이런만큼 기존의 북극점 탐사 때와는 비교도, 상상도 못하게 쾌적한 탐사가 가능하다. 오죽하면 승조원 중 한명이 이런 말까지 한다.

"피어리 제독처럼 걸어서 가는 것만이 탐험이 아니라구."


하지만 탐험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북극 근해에서 소련 해군과 마주칠 걸 걱정하다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 둥치를 보고 소련 해군 잠수함으로 착각해 긴장하는 일도 있고(실제로 북극점 원정 중인 노틸러스와 소련 해군 원자력 항모!가 만나는 만화도 있다) 예상치 못한 빙산의 위협 때문에 고전도 한다. 그리고 아예 1차 탐사는 실패.


북극의 얼음에 대한 조사가 미비했던 탓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는다(냉전시대 정치적인 압박도 있지만). 북극 탐사에 적합한 훈련과 장비를 추가하고 북극 환경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한가지 압박은 북극 얼음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젠킨스 항해장이 탄 비행기가 대잠 폭격기. -.-; 조종사는 수시로 2차대전 때 잠수함 잡은 걸 자랑해대고 항해장은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이 바로 그 잠수함을 위한 일이야"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는다. 햇빛 작전은 철저한 보안에 붙여져 승무원이 선물로 산 에스키모 인형까지 기밀로 처리될 정도였으니.



그런 노력 끝에 결국 2차 탐사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116명이나 되는 사람이 북극점에 모이게 된다. 승조원들이 자축하면서 북극 기념 훈장을 돌리려는 때, 앤더슨은 이런 말을 한다. 이 성공은 우리의 노력으로 된 일이지만 잊어선 안될 것은 노틸러스를 만들고 북극 탐사를 하도록 도와준 여러 사람이라고, 그래서 북극 훈장 '파노포'는 대통령부터 노틸러스에 볼트 하나 박은 직공에게까지 모두 돌아간다. 그 대잠 폭격기 조종사까지도. ^^




그 외 여러 에피소드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트롤 어선 저인망에 노틸러스가 걸리기도 했다는 것. 정말 이거 유서 깊은 일이군. ^^;



사실 에이브 시리즈가 전체적으로도 물건이고, 이 권도 이것만으로도 물건인데...... 문제는 이게 뒤에 작품 하나가 또 추가 되어 있다. 제목은 하늘의 영웅. 줄거리는...... 세계 최초로 대서양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의 일대기!(우오오)








p.s 처음에 이거 호프님에 대한 염장성 포스팅이었는데...... 이젠 내가 에이브 시리즈의 무한 포스팅의 뫼비우스에 빠진 거 같아......



덧글

  • 행인1 2009/08/23 22:15 # 답글

    소련이 노틸러스 흉내내려다 삽질 꽤 많이했다죠.
  • 정호찬 2009/08/24 23:15 #

    ☆★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승리의 자본주의☆★
  • 세비니 2009/08/23 22:47 # 삭제 답글

    쏘가리가 간부면... 이등병도 군인이지 말입니다..ㅋㅋ

    그냥 정보장교라 있는 직책명 입니다.. 상황실 당직사관이죠 머..
  • 정호찬 2009/08/24 23:16 #

    우와 장교다 장교~. 커트러스는 보급 나옴?
  • 슈타인호프 2009/08/23 23:48 # 답글

    사, 살 거임!!!!
  • 정호찬 2009/08/24 23:17 #

    포스팅 약속 안지키면 쌈빡한 권 정보 안내놓을 거임! 정츠메가 되겠음!
  • 아이스맨 2009/08/24 23:14 # 답글

    에이브 시리즈에 걸작이 초큼 많다능....뗏목타고 태평양 건너는 콘티키도 있을건데?
  • 정호찬 2009/08/24 23:18 #

    (모자 돌려쓰며) 콘티키! 다음 포스팅은 너로 정했다!
  • WALLㆍⓚ 2009/08/25 19:39 #

    아악 콘티키!!! 발사나무 뗏목!
  • 세비니 2009/08/25 13:39 # 삭제 답글

    커트러스는 멉니까?
  • 정호찬 2009/08/25 23:40 #

    해군들이 등선육박전할 때 쓰는 군도죠. 아무래도 서양 무기다보니 한국 해군은 지급 안하고 각궁을 지급하는 모양이군요? 소위라면 짬밥이 안되니 향각궁으로 할 수도......
  • 타미 2016/12/23 23:30 # 삭제 답글

    참고로 이 책이 86년도 책인데 미군사기밀은 30년동안 지속되지만 이 책은 2년 먼저 나옴.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1229
158
719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