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겟돈보다 우월하다!
1.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면 늘 드는 생각은 계백 장군이 황산벌로 나가기 전 가족을 스스로 베고 5천 결사대를 이끌고 싸움터에 나가 나당 연합군과 처절한 사투 끝에 이겼다, 라는 얘기임. 기껏 폼잡다가, 혹은 자포자기하고 자살하는 사람들만 억울하단 생각이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는 거다. 내륙으로만 도망갔어도 살잖아? 대서양에 떨어졌으니까 한국은 별 피해 없으려나. 설마 광주까진 오진 않겠지?
2. 사실 위에서 까긴 했어도 상당히 괜찮은 영화라는 점엔 이의가 없다. 후반부에 나오는 해결책이 급작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 더 나으니까. 그리고 액션보단 대재난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점인만큼 그런 건 관대하게 넘어가자(그래도 죽은 사람만 억울). 마지막에 혜성에 돌진하는 우주선 승무원들이 마지막으로 가족과 교신하는 장면은 뭉클했다. 하지만 레오가 "살고 싶으면 나랑 결혼해야해"하는 부분은 암만 봐도 감동보단 저 새퀴 득템했구만 하는 생각이. 그러고보니 의외로 일리야 우드가 구원자 캐릭터로 잘나온 편이다. 여기서도 혜성을 발견해 지구가 대응할 준비를 하게했고 반지의 제왕은 말할 것도 없고 패컬티에서도 뽕으로 외계인 잡아죽이고 다니니. 로버트 듀발도 지금이야 괜찮은 어르신역으로 잘나오지만 소싯적에 UH-1 대군을 이끌고 베트남 해안부락을 석기시대로 만들던 미친 카우보이라곤 생각 못하겠더라.
3. 묘하게도 아마겟돈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는데(딥 임팩트가 좀 앞섰음) 작품성에서야 아마겟돈은 넘사벽이다. 아마겟돈이야 스토리는 물론이고 고증도 개무시했지(우주에 기관포는 대체 왜 가져간 거임?). 미미 레더 이 아줌마는 강력하면서도 여성적인 섬세한 영화를 만드는 솜씨가 발군이다. 이것도 그렇지만 특히 피스메이커가 죽이지. 다른 감독들은 도저히 따라하지 못할 무언가 능력이 있다. 물론 아마겟돈은 마이클 베이스러움의 극강을 나타내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4. 방주 프로젝트는 저렇게 공개적으로 해도 되는 걸까하는 생각. 당연히 나도 넣어달라며 폭동 크리 터질거고 이런 상황에선 군부조차 안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데. 단지 방주 계획이 아니라 혜성과 관련된 모든 걸 극비로 처리할 거 같다. 1년 동안 불안감에 시달리다 죽느니 차라리 멀뚱히 있다 갑자기 죽는 게 속이라도 편하지. 모르겠다. 어차피 1년 후에 죽을 거 막사니즘으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근데 뭐 벙커에서 2년 후에 나와도 다 죽는다고 하더라.
5. 지금와서 보면 참 착잡하달까 그런 게, 모건 영감은 이제 두번다시 저런 역을 못맡겠지. 양손녀와 추문 터지기 전만 해도 현명한 흑인 노인&도사님 나레이션 전문 배우였는데. 그래도 모건 영감이 캐막장 흑인 악당으로 나오는 건 상상이 안된다.
p.s 이젠 핵폭탄으로 뭘 어쩐다는 것도 끝났다.
대혜성용 중력견인우주선 개발
대폭발의 로망이!
덧글
속!
함!
헉, 그럼 대니 글로버가 노아?
2. 우주선 메시아 호 승무원들이 마지막으로 가족과 교신할 때 핵탄두 관리자인 러시아 대령은 가족과 교신도 못했다는.....
그러고보니 그 배우는 "피스메이커"에서 핵폭탄 훔친 또라이 러시아 장군으로 나온 그 사람이지요.^^;
3. 저는 이 영화 나올 때, "과연 실제로 흑인이 미국 대통령 자리에 앉을 날이 오긴 올까?" 했는데 10년 뒤에 흑인 미국 대통령이 현실이 된 것도 참 감개무량 하네요.
4. 모건 영감님 걱정은 크게 안하셔도 될 듯. 아내를 내쫒고 수양딸과 결혼한 우디 알렌도 영화 잘 찍고 있지 않습니까?
5. 정말 아마게똥 따위는 이 작품의 발을 씻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1人^^;
2. 그러고 보니 똑같이 생겼군요;;
3. 근데 이 전에도 흑인 대통령이 나오는 작품은 많았죠. 특명 시퀘스트나 24도 있고 루이스 고셋 주니어도 무려 적그리스도와 배틀 뜨는 미국 대통령으로 나왔고(각혈).
4. 근데 감독과 달리 배우는 보이는 이미지가 더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말이죠.
5. 그래도 캐마쵸 브루스 윌리스만큼은...... ㅠ.ㅠ
헌데 전 이거보다 아마겟돈을 더 재미있게 봤었지요.(스티브 부세미는 정말 싫어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