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사실

가장 충격적인 장면



영화야 모르는 분이 없으실테니 그냥 잡담 늘어놓기.

기껏해봐야 1달차이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정말 나 변한 거 같다. 커피 전문점 가도 아메리카노만 먹었는데 이젠 라뗴나 마끼아또 같이 달달한 걸 찾게 되니.

영화도 그런데 당장 라이언 일병 구하기만 봐도 그렇다. 이 전에도 시골 마을에서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는 부인의 모습은 전쟁의 비극이 단순히 전선에서만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걸 알았지만 저번주에 이 장면 볼 때 왜 그렇게 울었는지.

사실 이것 때문에 더 로드도 극장가서 못봤다. 에이 그래도 남자 갑빠가 있지. 사실 TV에 나오는 꽃미남처럼 슬쩍 눈물만 흘리면 모르겠지만 난 콧물까지 다 나온다고!


이 영화를 두고 나오는 대표적인 두 형제가 바로 설리반 형제와 닐랜드 형제 이야기다. 설리반 형제는 태평양 전쟁 발발하자 미 해군에 5형제가 전원 자원입대했는데 당시에도 가족관계인 군인들은 한배에 탈 수 없다는 미 해군 규정에도 무시하고 설리반 형제의 청원과 언론 플레이, 그리고 미담 사례 만들자는 군 수뇌부의 생각이 맞아 떨어져 미 해군 경순양함 주노 (USS Juneau, CL-52)에 이들 형제를 모두 태우게 된다.

설리반 5형제. 이때만해도 닥쳐올 비극을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첫 실전인 과달카날 전투에서 격침. 형제 중 4명은 어떻게 죽었는지도 파악 못했고 간신히 살아남은 장남 조지 설리반은 동생들이 죽었다는 것과 아군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당시 미 해군 지휘관은 전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는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 때문에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한다.

결국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형제를 같은 부대에 배치 못하게 하는 이른바 설리반 규정이 전 군에 걸쳐 시행되었고 이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라이언의 형제들이 각기 다른 부대에 배속되어있었다는 걸로 나온다. 근데 한국군 아직도 형제 동반입대시켜서 같은 부대에 근무하게 하나?


여기에 맞는 게 닐랜드 형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실제 모델이 되는 케이스다. 4형제가 참전했다가 나머지 3형제가 전사, 혹은 실종되자 하나 남은 101공수사단 501연대 소속 프레데릭 닐랜드 상사를 본국으로 귀환시키려고 한다. 다만 영화처럼 구출부대가 투입된 건 아니고 노르망디 전투 초기 혼란이 겹치면서 명령 전달이 늦어졌고 결국 무사히 작전을 마치고 영국으로 귀환한 후에서야 그 소식을 알게되어 미국으로 돌아간 것, 그리고 천만다행으로 버마 전선에서 실종되었던 장남 에디가 극적으로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서 돌아왔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군 관습이 몸에 젖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건 말도 안된다는 의견에 이만하면 충분한 반론이 될 거다. 설령 구출부대 보낸 것도 말이 안된다하는 것도 사실 군 수뇌부라면 그런 일할만도 하다. 우리의 전우애는 이정도다, 우린 병사의 가족들을 중요하게 여긴다, 뭐 그런 이미지가 전시에 얼마나 큰 효과를 주는데. 당장 설리반 형제의 일만해도 형제 다 죽은 걸 알고도 일단 덮느라 막막해했는데.


그리고 그보단 극중 밀러 대위의 표현으로 알 수 있다. 그의 전직은 문학 교사였다.


병사들 사이에선 시체 잘라 맞춰 만든 전투 기계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던 그가 얘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봄엔 야구팀 코치를 하던 사람이었다는 거다.


교사라는 직업은 무슨 과목이던 간에 세상에 꼭 필요한 훌륭한 사람으로 본다(물론 안그런 새끼도 있지만 보편적인 면에서). 탈무드에서도 선생님의 중요성은 그 어떤 정치가나 군인보다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은가.


그런데 아무리 국가의 부름이라지만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총을 잡고 사람을 죽인다. 이건 그 이미지가 다른 차원을 넘어 아예 딴세상 얘기다.


그것은 전쟁 전 밀러의 고향 사람들이 그에게 선생이 천직이라고 할 정도로 어울리던 사람이었지만 수많은 전투를 치른 지금 그가 선생님이라는 걸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로 대변된다.


그렇기에 나중에 돌아가서 최소한 한가지는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그리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일로 라이언을 찾아 돌려보내는 일을 맡았던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내도 자신을 알아볼 수 없을만큼 변할까봐 두려워했기에.

결국 대원들도 거기에 순응을 하고 따른다. 자신들 역시 내심 그것이 두려웠기에.


이정도의 해석이면 꿈에 맞는 해몽이겠지.








p.s MG42까진 알 거 같아.





......나머진 뭐임?









 


덧글

  • 푸른매 2010/01/24 15:46 # 답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전사 통지 장면은 간만에 보니 얼마 전에 본 Taking Chance의 같은 장면이 겹쳐보이네요. 2004년 이라크에서 전사한 USMC 일병 시신 운구 맡은 중령이 남긴 수기를 극화한건데, 보는 내내 울컥했습죠. 괜찮은 드라마니 한 번 보세요 'ㅅ'
  • 정호찬 2010/01/24 21:25 #

    케빈 베이컨이 나온 영화 말씀이시군요. 시간날 때 한번 봐야겠습니다. ^^
  • 행인1 2010/01/24 15:48 # 답글

    DVD랑 케이블 영화 자막은 대체 어떻게 발로 만드는건지 원...
  • 정호찬 2010/01/24 21:26 #

    사실 마봉춘 방영분에서 나온 대사가 더 개념 번역이었죠.
  • 네비아찌 2010/01/24 17:18 # 답글

    형제 동반입대의 폐해는 '태극기 휘날리며'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말이죠 ^^;
  • 정호찬 2010/01/24 21:27 #

    그때야 정신없을 때니 닥치는대로 배치했다쳐도 지금이야 그런 것도 아닌데...... 사실 군대 생활이라는 특수성이 친구나 형제 관계에 더 안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 synki21 2010/01/24 21:12 # 답글

    문득 자대 복무하고 있을 때 중대로 동반입대해온 19살 쌍둥이 형제가 생각이 나는군요.

    무슨 서커스 가족처럼 둘이 교차하면서 재주넘기도 부리던 애들이었는데...;;
  • 정호찬 2010/01/24 21:29 #

    역시 장기자랑에선 망가져도 튀어야 살아남습니다.


    노래 하나 부르고 끝날 생각이면 군 생활 피곤해짐.
  • 프티제롬 2010/01/28 02:58 # 답글

    COD2 하면 지겹도록 듣는게 MG42죠 정말 무섭다는
  • 정호찬 2010/01/30 00:23 #

    COD는 아니지만 전 델타포스하면서 50구경이 제일 징그럽더군요.
  • 1234 2010/02/01 13:14 # 삭제 답글

    옛날 군대와는 달라진지오래죠..'살아남는다'는 표현은 좀 어울리지않는군요
  • 바람 2010/03/30 17:20 # 삭제 답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어릴 적에 재밌게 보았었는데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은 몰랐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 라이언 2010/05/02 15:40 # 삭제 답글

    제가어린이 때 라이언일병구하기를 만이 봐어요 근데 죽이는것이 좀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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