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 미선 사건 10주기

당시는 군 복무 중이라 밖의 일은 뭐 신나는 거 재미진 거에만 관심가던 터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정도.

사후 조치도 문제였지만 올드맨님의 포스팅에서처럼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몰고가려는 움직임 때문에 악의적인 왜곡이 생겼었고 시간이 지나 차분해지자 이런 모습에 비판이 일기도 했다. 김훈의 공무도하가에서 이런 게 나왔었지.


이 일은 내게 있어서는 진중권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해준 일이었다. 어떤 교사가(아마 중학교?) 시사 교육 자료랍시고 당시 사건 현장의 아이들 시신 모습이 그대로 찍힌사진을 공개했었고 진중권은 이것에 대해 호된 비판을 날렸다. 도대체 그 아이들 스스로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참혹한 모습을 무슨 권리로 공개하느냐였다.
5•18 같은 경우 당시 사건을 은폐했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였다지만 이 일은 누구나 다 알고 가해자인 미군측도 사실을 인정한 마당인데 피해자와 유가족을 생각한다면 더이상 이런 걸 내보내면 안된다는 얘기였다.
이전까진 진중권에 대해 몰랐지만 그 논설을 보고는 정말 바른 말 잘하고 사리분별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근데 지금은 살짝 주화입마된 거 같음......



예전에 본 거라 확실히 어디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몇년전 당시 사고차량의 차장과 조종수를 인터뷰한 게 있었다.지금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당시 전역한 상태였던 조종수는 그 사건 이후로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를 받는 거 같았다. 전역 후 취직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회활동도 못하면서 약물치료 받는 건 그 역시 또한 피해자라는 생각. 하긴 그런 일을 겪었는데 멀쩡할 수가 있을까. 말짱하면 이상한 거지.

그래서 차장 새퀴는 개객기임. 이 새퀴는 멀쩡히 교도소 간수질하면서 다 끝난 일을 왜 자꾸 따지냐고 하더라. 상놈의 새퀴.



어쨌든 살아 있었으면 멋진 아가씨가 되었을 안타까운 여학생들의 명복을.